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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도하며 보게 되는 하나님의 손길

[교회개척이야기 10]

유영업 목사

 하나님께서 기뻐하셨다. 여러 가지 신호를 보여주셨다. 기도하는 가운데 교회 개척의 길로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하자 하나님의 손길이 나타났다. 그 중에 K부부는 부인할 수 없는 하나님의 손길이었다. 대학시절에 종종 보기는 했지만 30년이 넘도록 밥 한 끼 먹어보지도 못한 무덤덤한 관계였다. 수도권 지역에서 동문들이 모일 때 서너 번 보았을까? 교회를 개척하기로 결심하고 첫 예배 40일 전부터 교회 개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지인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 하나였다. 내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대상은 아니었다. 교회 개척을 시작하면서 ‘나’라는 존재가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었다. 상대방이 느끼는 부담스런 기운이 느껴졌다. 내가 그걸 왜 모를까. 사람들을 만나면 위축되는 나도 발견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는 것도 만나는 것도 조금씩 어려워졌다. 기도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내가 이겨야할 내면의 싸움 중 하나가 이거구나 깨달아가는 시기였다.

그러던 어느날, K부부가 전화를 했다. 교회를 방문하고 싶다고 하였다. 날짜가 잘 맞지 않아 미루려고 하다가 주일 저녁에 아내와 함께 네 사람이 만났다. 저녁을 먹고 김포장로교회의 임시 예배처소로 함께 왔다.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회 개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예배실은 어떻게 빌리게 되었는지, 등등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름다운 복음을 자녀와 이웃에게” 전하고 가르치라는 비전도 나누었다. 그렇게 담소를 나누다가 교회에 헌금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봉투를 하나 건네주었다. 마음이 뭉클하였다. ‘우리가 무엇이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니라 우리가 개척하는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손길이었는데 내가 먼저 감동했다. 교회를 사랑하시고 친히 세워 가시는 하나님께서 K부부를 보내주셨다. 기념사진도 찍고 즐겁게 배웅하고 돌아와서 봉투를 열어보니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 있었다. 그날은 김포장로교회가 첫 예배드리기 일주일 전이었다. 첫 예배 준비를 하면서 소소하게 돈이 들어가는데 한 방에 채워졌다. 김포장로교회 건설을 위한 시드머니가 그렇게 마련되었다.

8월이 다 지나갈 무렵에 전화가 또 왔다. 제주도에 동생이 살던 숙소가 한 주간 비어 있는데 휴가를 아직 다녀오지 못했다면 이용하실 생각이 없는지 물었다. 사실 개척한지 5개월이 다 되어 가며 별다른 변화가 없어서 에너지가 소진되고 있었다. 새로운 예배실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주변을 헤매고 다니던 때였다. ‘휴가라고? 무슨 개척교회 목사가...’라고 생각하며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휴가 가지 않겠느냐는 전화가 교회 밖에서 걸려왔다. 토요일에 연락이 왔고 주일에 광고하고 그날 저녁에 떠났다. 개척교회 목사가 이래서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의 한적한 시골에 깔끔한 단독주택을 빌려놓았다. K자매의 조카인 청년이 있어서 하루 밤 교제하였다. ‘이방의 빛’ 청년 두 명이 마침 제주에 왔는데 숙소가 마땅치 않다고 하여 같이 이틀을 지냈다. 우리교회 한 모녀도 제주로 놀러와 이틀을 함께 지냈다. 제주에서도 교회 개척의 사역이 이어졌다. 참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K부부를 통해 흘러오는 하나님의 손길이 감사했다.

얼마 전에 새로운 예배실을 준비하면서 교회 간판을 달까 말까 고민하며 계산기만 두들기고 있었는데 또 전화가 왔다. 혹시 간판을 달았느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대답했다. 자기 교회에 간판하시는 장로님이 계시는데 그 분에게 일을 맡겨주시면 자신들이 계산하겠다고 하였다. 계산할 사람이 따로 있었다. 그렇게 간판이 해결되었다. 간판을 하면서 실내에 필요한 각종 사인도 제작하여 부착하였다. 한 디자이너의 헌신을 통해 심볼 서체 디자인, 입면 디자인, 사인 디자인 등도 물 흐르듯이 함께 진행되었다.

기도회를 이어가며 교회의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생생하게 보았다. 교회를 세워가며 이어지는 하나님을 경험한다. 개척교회는 ‘개척교회의 목사’가 하는게 아니고 ‘개척교회의 하나님’이 하시는 거구나 배우게 된다. 원래 교회는 삼위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시는거야 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기도하며 만나게 되는 장면 하나 하나가 하나님의 손길이었다. 기도해야 보이는 손길이었다.

교회개척 이야기 10 - 기도하며 보게 되는 하나님의 손길 - 고신뉴스 KNC

하나님께서 기뻐하셨다. 여러 가지 신호를 보여주셨다. 기도하는 가운데 교회 개척의 길로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하자 하나님의 손길이 나타났다.그 중에 K부부는 부인할 수 없는 하나님의 손길이었다. 대학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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